[송현석의 해외언론 읽기_03] 인도가 중국을 대신할 수 없는 이유 (Why India Can’t Replace China)

Why India Can’t Replace China
The Barriers to New Delhi’s Next Boom 인도 발전을 가로막는 장벽들 (2022.12.9., Foreign Affairs)
By Arvind Subramanian and Josh Felman | December 9, 2022
> 필자소개
아르빈드 수브라마니안 : 현 브라운대학 왓슨 국제 및 공공문제 연구소 선임연구원, 2014~2018년 인도 정부 경제 수석 고문
조쉬 펠만 : 2006~2008년 국제통화기금IMF 인도사무소 대표, 현 JH 컨설팅 대표
Summary
○ “넥스트 차이나”로 떠오르는 인도
- 인도는 중국의 “세계공장” 지위를 대신할 수 있는 “넥스트 차이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는 넓은 국토와 곧 중국을 추월하여 세계 최대 인구 국가가 될 것이며, 세계공장으로써 많은 대규모의 수출주도산업을 유치하고, 이를 국내 시장 발전으로 연결할 수 있는 서너개 국가들 중 하나이다. 더욱이 인도는 젊고 유능하며 영어를 구사하는 노동력과 오랜 민주주의 전통을 갖춘 국가이다. 또한 인도는 금융결제시스템과 같은 디지털 인프라를 포함한 물적 인프라를 개선해왔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인도가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들을 대체할 수 있는 충분한 매력을 갖추지는 못한다.
○ 인도가 “넥스트 차이나”가 되기 위해서 넘어서야 할 장애물
- 인도가 “넥스트 차이나”가 되기 위해서는 세 개의 큰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첫 번째는 인도의 산업정책과 제도의 문제이다. 먼저 인도의 정책에 대한 불신이다. 기업들은 인도의 제도가 그들의 투자를 보호할 것이란 믿음이 부족하다. 두 번째는 다음으로 정책을 집행하는 인도 정부에 대한 불신이다. 외국 기업들은 인도정부의 너무 지나친 인도 기업 우대정책을 우려한다. 외국 기업들은 인도정부가 외국 기업들보다 “인도 대기업”에게 유리하게 정책 규칙을 적용하거나 필요에 따라서는 예고 없이 제도를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 번째는 재정적자, 무역적자, 고물가를 포함한 너무 큰 거시경제 불안요소이다.
- 인도는 글로벌 기업들이 다른 대안 투자처를 찾기 전에 이 세 개 장애물은 제거해야만 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인도 대신할 선택지가 두 개 있다. 하나는 아세안 지역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을 세계 공장으로 선택하기 전에 아세안 지역을 이미 검토했었다. 다른 하나의 대안은 인도가 중국보다 더 불안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중국발 위험 수용과 중국에 있는 생산시설을 유지하는 것이다.
함께 생각해봅시다.
○ 왜 “넥스트 차이나”와 인도를 생각해야 하나? 결국 키워드는 “미국”!!
-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과 공급망(supply chain)에 편입. 그리고 “세계공장” 지위 획득. 그러나 글로벌 가치사슬과 공급망에서 세계공장 중국의 위치는 하청과 저가 소비재 공급이 중심.
- 그러나 중국의 눈부신 경제성장과 기술 추격은 중국의 지위를 “세계하청공장”에서 “G2”로 변화. 그 결과 경제와 국제관계를 포함한 세계 질서가 미국 일방주의(또는 일극체제)에서 다자주의로 전환이 필요하게 됨. (다극화로의 전환에는 미국이 세계화를 계속 부양·주도할 수 없게 된 측면, 일본과 영국의 정체 등도 매우 중요한 원인)
- 백악관이 2022년 10월 발표한 <국가안보전략 2022> 에서 중국을 유일한 경쟁자로 규정하고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제시. 이미 미국은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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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미국의 디커플링 전략은 내외에서 큰 반대와 우려를 낳고 있음. 실례로 2021년 2월, 미국상공회의소는 로디움 그룹에 의뢰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UNDERSTANDING DECOUPLING: Macro Trends and Industry Impacts) 에 따르면 미국의 강력한 대중 디커플링 의지는 미국 기업과 해외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의 강력한 디커플링 의지로 인해, 미중경제관계가 무역, 첨단기술. 포트폴리오 투자, 인적 교류 등 깊이 연결되어서 미-중 디커플링이 실행 불가능할 것이라는 기업들의 기존 인식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미국 기업들은 대비책 마련에 부심 중이며, 해외 기업들도 자국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힘.
- 미국은 대중국전략은 크게 두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음. 하나는 중국과의 경쟁에 승리와 다른 하나는 미국을 중심으로 미래세계경제를 재편하겠다는 것. 군사안보적으로는 인도태평양전략으로 중국을 고립시키고 경제적으로 디커플링을 통해 중국을 세계시장에서 분리시키겠다는 것. 그러나 실질적으로 중국과 세계경제가이미 깊은 상호의존관계를 구축했기 때문에 사실상 쉽지 않을 것임.
- 미국이 디커플링은 통해 얻으려는 실질 목표는 중국이 없는 세계가치사슬과 공급망이라기 보다는 중국이 선도기술을 갖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하청경제체제에 머무르기를 바라는 것일 수 있음.
- 여하튼 향후 미래의 세계 경제의 핵심 키워드를 ‘데이터’와 ‘에너지’라고 할 때, 반도체를 포함한 미래경제의 핵심기술과 영역에서 중국과의 물길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임.
- 위에 소개한 연구보고서(UNDERSTANDING DECOUPLING: Macro Trends and Industry Impacts)에서 말하고 있듯이 서방사회는 미국의 움직임과 이에 따른 서방국가들의 방침에 기업들은 주시하고 있음. 미국의 강력한 의지는 서방국가들에게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선택을 강요하고 있음. 실제로 중국과 경제적 의존이 큰 독일에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과의 깊은 의존관계를 다변화할 것에 대한 주장이 크게 제기되고 있다.(참고. Liana Fix and Thorsten Benner. Germany’s Unlearned Lessons. 2022.12.15. Foregn Affairs.)
- 이런 맥락에서 “넥스트 차이나” 모색의 의미를 보자면, 미국이 중국을 배제 또는 하청화에 성공하기 위해 새로운 세계시장질서와 가치사슬, 공급망체계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
- 미국의 입장에서 인도는 세계경제체제뿐만 아니라 팍스아메리카나의 중요한 전략인 인도태평양전략에서도 가장 중요한 상대국. 또한 인도-중국관계는 갈등관계. 따라서 인도를 지렛대로 미중경쟁에서 미국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음.
- 그러나 인도가 세계경제체제에서 “세계공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서방의 시각으로 봤을 때, 제도와 제도운영(정부)에서 투명성과 예측가능성 등이 매우 부족.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동남아지역이 대안이 될 가능성 높음.
- 물론 세계시장을 중국에서 옮긴다면, 인도 또는 동남아 어느 한곳으로 집중하기 보다는 인도에서 동남아시아 지역 전체로 분산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 "그랜드 전략"을 세워야 할 때
- 현재 세계는 경제체제와 외교안보체제 등 국제관계 전반에 걸쳐 크게 요동치고 있음. 한마디로 질서재편기에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구조와 제도를 세우기 위해서 각축하며 경주하고 있음
- 단적으로 러시아-우쿠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도 관련 주요국가들은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전략적 목표를 놓고 각축하고 있음
- 그러나 한국은? 한국만 자국의 전략적 목표가 보이지 않는다.
- 지금은 한국의 지속발전과 국익을 놓고 세계 무대에서 우리의 길을 가야 할 때. 즉 국가의 그랜드 전략(Grand Strategy)을 세우고 이에 입각한 목표와 과제를 설정하고 이행해야 할 때.
- 여야는 물론 모든 지식인과 사회 리더들이 무릎을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할 가장 중요한 지점 중 하나가 이것일 것임